北도발 공동대응 급한 시기에
‘역사문제로 엇박자 낼라’ 지적


정부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이뤄진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의 경과와 내용을 검토·평가하기 위해 출범시킨 태스크포스(TF)의 역할이 애매모호 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등 잇단 도발로 긴밀해져야 할 한·미·일 공조가 역사문제에 다시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는 한·일 두 나라 간 오랜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양 정부가 합의를 이뤘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 인식에 기반해 출범했다. 외교부 장관 직속인 TF는 앞으로 월 2회 회의를 갖고 협의 내용의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평가해 연말쯤 그 결과를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TF는 검토한 내용에 대한 평가나 그 후 조치 등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몫으로 상정했다. 오태규 TF 위원장은 31일 첫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TF는 사실관계가 어떻게 됐는지 확인하고 위원들과 치열한 논의를 통해 평가한다”면서 “평가 결과를 장관에게 보고하고, 장관이 보고서를 받고 다른 절차를 거치든 아니든 그건 장관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일 외교 과정에서 평가나 조치의 수위가 조절될 여지를 남긴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TF의 역할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부의 평가 후 조치 과정에서 일본 측이 반발할 경우 한·일 과거사 논란이 더욱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우려한 듯 정부는 이번 TF 발족이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과거사와 한·일 관계를 분리해 다루는 ‘투 트랙’ 기조를 엄격하게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이 기존 합의의 완전하고 충실한 이행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를 다시 뜯어보겠다는 우리 정부의 시도는 그 자체로 한·일 관계에 악수가 될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이 재협상 쪽에 맞춰질 경우, 북 위협에 대한 한·미·일 공조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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