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안보위기 ‘초당적 대응’

안보 위기에 있어서는 여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한목소리’를 내는 미국이나 일본의 안보 의식은 한국 사회에 유의미한 참조 사례가 될 수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6차 핵실험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한국의 안보 상황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각 진영은 여전히 안보 정책에 대해 분열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AP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게이트’나 독단적 국정 운영 같은 논란의 와중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조만간 북한·이란·러시아 패키지 제재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특히 이 법안의 처리 과정을 돌이켜 보면 안보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성숙한 의식이 돋보인다.

이번 패키지법안은 계속되는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봉쇄,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 차단 등 북한의 자금줄을 끊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러시아에 대해서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응징하기 위해 취했던 기존 대러 제재를 한층 강화한 조치들이 포함됐다.

이 같은 강력 제재법안을 미 하원은 지난달 25일 찬성 419표, 반대 3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또 미 상원도 같은 달 27일 찬성 98표, 반대 2표로 가결 처리했다. 현재 미 상·하원 과반수를 ‘이단아’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미국 여야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빨리 이 법안에 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마틴 하인리히(뉴멕시코)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까지 서명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어떤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공화당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상원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서명을 서둘러서 마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일방적 국정 운영에 반발하고 있는 일본 야권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만큼은 여권과 같은 입장,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 공산당의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서기국장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의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정권과는 다른 방법론을 제시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발상을 전환해 적극적인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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