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심화로 우리나라 가계저축률이 2026년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는 분석이 나왔다. 75세 이상 고령층의 실물자산 처분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2일 ‘인구 고령화가 가계의 자산 및 부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고령화 진전은 가계의 저축률 하락, 안전자산 비중 증대 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계저축률은 가계가 저축하는 돈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수준(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15년 12.8%에서 2030년 24.5%로 상승하면 가계저축률은 8.9%에서 -3.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저축률은 2026년 0%에 이르게 되고, 2027년 -1%로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계저축률 마이너스는 집 등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처분해 소비하는 가계가 훨씬 많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가계저축률이 떨어지는 것은 청·장년기에는 높은 수준의 소득을 유지하지만 은퇴 후에는 큰 폭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료비 지출 등 소비는 크게 감소하지 않아 저축할 여유가 줄어든다.
보고서는 또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한 이들)가 은퇴해 고령층에 진입하더라도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급격하게 처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계가 실물자산을 완만하게 줄이면서 금융시장이 받을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훈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정보반장은 “고령화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장기채권시장 육성,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 개발 등 보험 및 연금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