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안보 상황 와중에 불거진 어느 4성 장군의 돌연한 퇴장은 여러 측면에서 개탄스럽다.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은 1일 부인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 책임을 지고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박 사령관 부인이 공관 근무병과 조리병을 머슴이나 몸종처럼 다뤘다는 주장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정확한 사실은 감사가 끝나야 확인되겠지만, 박 사령관 부인이 개인 빨래를 시킨 것은 물론,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의 행태를 보였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담당하고 있는 병사(兵士)들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게 잘못됐다. 부인의 일탈이긴 하지만 박 사령관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명령 한마디에 부하들이 목숨을 걸 정도로 지휘관은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휘관 가족들이 공사(公私) 구분도 못하는 것은 물론 병사들을 하인처럼 대한다면 단 하루도 지휘관의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해괴한 갑질 행태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할 정도로 만연한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군 지휘부 일각의 썩어빠진 정신 상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병사는 목숨을 걸고 적과 싸워야 할 전우(戰友)다. 공관병 제도는 필수불가결한 부분만 남겨 두고 폐지 수준의 개혁을 해야 한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장관 공관 근무 병력을 민간 인력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바른 해법은 아니다. 실태를 전면 조사해 근원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박 사령관은 물론, 적발되는 경우에는 반(反)안보 행위로 보고, 군기(軍紀) 차원에서 엄단해야 함은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