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주부 22명 선발
‘미스터리 쇼퍼’로 활동
가짜한우 판매 17곳 잡아내


‘서울 시민의 식탁은 우리가 지킨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주부 22명으로 꾸려진 ‘미스터리 쇼퍼’를 투입해 수입 쇠고기 등을 한우로 속여 판 업소 17곳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시민명예감시원 129명 가운데 한우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주부 22명을 미스터리 쇼퍼로 선발, 이들에게 한우 구매요령과 점검 유의사항을 숙지시킨 뒤 현장에 투입했다. 미스터리 쇼퍼는 시내 459곳(전체 9600개 업소 중 4.8%)의 한우 판매점을 찾아가 ‘한우 고기’를 샀다. 이 고기는 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거쳤다. 검사 결과 한우가 아닌 것으로 판명난 고기를 판 업소를 축산물 검사관(수의사)과 함께 다시 찾는 방법으로 이들은 최종 17곳을 적발했다. 적발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4%보다 감소했다. 10곳은 호주산·미국산 등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팔았고, 7곳은 국내산 육우를 한우로 둔갑시켰다. 구로구 A 업체는 미국산 냉동 쇠고기 알목심을 ‘농협 안심 한우 양지’로 속여 팔다 고발됐다. 도봉구 B 업체도 미국산 냉동 쇠고기 알목심을 한우 치마살·양지·불고기로 팔다 적발됐다. 시는 이들 업체들을 형사고발하거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했다. 가짜 한우 적발률이 뚝 떨어진 데 대해 시는 지난 1월 전국한우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미스터리 쇼퍼의 활동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스터리 쇼퍼들의 현장 방문은 지난해까지 두 달에 한 번 이뤄졌지만, 올들어 한 달에 한 번씩 실시하고 있다. 인원도 지난해 12명에서 22명으로 배 가까이로 늘었다.

30년 주부로 지난 2014년 결성된 미스터리 쇼퍼 ‘창단 멤버’인 김순희(51) 씨는 “주부들은 생활하다 보면 좋은 식자재를 판단할 능력이 생긴다”며 “특히 한우와 육우를 함께 판매하는 업소와 한우 가격이 지나치게 쌀 경우 의심대상으로 일단 분류해 점검에 들어간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판매자들에게는 ‘속여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미스터리 쇼퍼의 활동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을 방문, 물건을 사면서 직원의 서비스, 사업장의 분위기 등을 평가해 개선점을 제안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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