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가 발사되고 있다. 미니트맨 3의 최대사거리가 1만3000㎞로,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할 경우 평양에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사진출처=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페이지
2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 3’가 발사되고 있다. 미니트맨 3의 최대사거리가 1만3000㎞로,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할 경우 평양에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사진출처=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페이지
리용호와 조우 가능성 높아
웃을 수도… 외면할 수도…
자칫 잘못된 對北메시지 우려


미국 국무부가 렉스 틸러슨 장관이 오는 6∼8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반면 우리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리 외무상을 만났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일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미국과 대화에 매달리는 한국의 엇박자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번 ARF 기간 리 외무상과 자리를 함께할 경우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리 외무상을 처음 마주쳤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 보여야 할지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RF는 남한과 북한이 동시에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안보 협의체다. 외교부는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의 표정이 담긴 사진 한 장이 한국 정부의 대북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고 보고 고심 중이다.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1, 2차 시험발사 후 대북 강경론으로 돌아선 상황에 정부는 북한을 향해 웃을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인 탓이다. 강한 제재·압박 필요성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2일(현지시간) 전화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은 마닐라에서 북한 외무상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미·북 간 외교 수장 만남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손턴 대행은 이어 틸러슨 장관이 중국의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도록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강 외교 경험이 전무해 우려를 낳았던 강 장관이 이번 ARF에서 다자 외교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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