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안보전문가 10명중 7명
“核무장통한‘공포의 균형’필요”

“핵무장땐 국제적 제재 불가피”
되레‘한반도상황 악화’우려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생존을 위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완성돼 실전 배치되면 미국 본토가 북핵 사정권에 들어가게 되고 핵우산을 보장하는 한·미 동맹의 근본 틀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본토 타격이라는 위협을 무릅쓰고 한국을 방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7일 문화일보가 군사·안보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7명이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보다는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을 통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내에서 독자적 핵무장 목소리가 많아지면 우리 정부가 미국이나 중국과 협상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유럽에서 소련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했을 때 유럽에서도 핵무장 이야기가 나왔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유럽 5개국에 전술핵이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소 소장은 “현재는 한국이 안보를 위해 미국에 거의 80~90%를 의존하고 있는데 한국이 핵을 보유하면 의존도가 50%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이는 방위 예산 감축 압력을 받고 있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의 핵무장이 오히려 현재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이 핵무장의 길로 간다면 정치·외교, 경제, 군사 등 모든 측면에서 국제 사회의 압박과 제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폐쇄경제를 유지 중인 북한은 국제 사회 제재에도 버틸 수 있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은 국제 사회 제재를 받을 경우 천문학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한 한국이 핵무장에 들어갈 경우 일본과 대만이 연쇄적으로 핵무장을 하면서 동북아의 긴장이 일촉즉발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핵무장이 동북아 안정이 아니라 동북아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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