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옮긴후 접촉 제한
시민단체, 진정서 제출
일제 당국에 의해 경북 경주시에서 서울로 강제로 옮겨진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石佛坐像)’을 고향인 경주로 반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불상은 1927년 조선총독부 관저를 신축하면서 현재 청와대 뒷산으로 옮겨진 이후, 100년 가까이 청와대 경내 보안구역에 위치하며 대중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광복절(15일)을 약 일주일 앞두고 청와대 대통령 관저 근처에 있는 석불좌상을 경주로 돌려 보내달라며 7일 국회와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8세기 중후반 통일신라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불상은 석굴암 본존불을 계승해 그 3분의 1 크기로 만들어졌다. 탁월한 조형미를 갖춰 ‘청와대 미남 불상’으로 불린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조선총독부로 불법 반출된 통일신라 불상이 지금까지도 청와대 경내에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본인이 약탈해 간 청와대 불상을 원래 자리인 경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불상이 경주국립박물관에 전시된다면 일제강점기 문화재 약탈 문제를 국민에게 새롭게 인식시키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불교계 일각과 시민단체가 불상 반환 요구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권력 중심인 청와대에 있다는 이유와 시민 무관심 등으로 번번이 반환이 좌절됐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석불좌상은 1913년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인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가 경주 시찰 중 한 일본 상인 집에 있던 것을 발견해 눈독을 들였고, 상인이 그에게 진상해 조선 총독 관저가 있던 왜성대로 옮겨졌다. 이후 1927년 총독 관저가 신축되자 지금의 청와대 관저 뒤편으로 옮겨져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됐다. 박임관 경주학연구원장은 “통일신라 시대 불상 중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지만, 청와대에서도 비밀스러운 관저 뒤편에 있어 일반인은 물론 연구자, 청와대 관계자들도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일제강점기 약탈의 아픔이 남아 있는 불상을 새 정부가 광복절을 맞아 제자리를 찾아준다면 매우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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