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12일과 21일 잇달아 ‘급전(急電) 지시’를 내려 기업 생산라인을 일부 멈추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전 지시가 발동되면 전국 2000여 대상 기업이 정부와의 약정에 따라 전기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2014년 도입 이후 3차례만 내려진 비상조치가 한 달에 두 번 동원된 것은 이례적이다. 감축 요구량 1524㎿(7월 12일), 2508㎿(7월 21일)는 역대 최대였던 2014년 12월 18일의 1424㎿를 크게 상회한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 최고기온 33도에도 전력예비율 12.3%로 버텼지만, 급전 조치가 없었다면 10% 정도로 내려갔을 것이다. 공급예비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면 전력 당국은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간다.

‘폭염 속에서도 전력 공급은 안정적’이라고 홍보해온 문재인 정부가 생산공정에 차질을 주면서까지 ‘급전’을 요구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주 “전력 수급에서 아무 어려움이 없는 이 시점이야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진 에너지 시스템으로 바꾸는 큰 전환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율배반적 정부 처신의 배경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전력예비율이 한자릿수가 되면 수급 문제가 불거지고, 탈원전 드라이브에 부정적 여론이 더 커질 수 있다. 지난달 나온 ‘워킹그룹’의 2030년 전력수요 전망도 2년 전 예측치보다 원전 11기 분량(11.3GW)의 전력소비량을 낮춰 ‘코드 전망’이란 지적이 나왔다.

에너지 백년대계를 비전문가에게 맡기겠다는 발상도,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원전 산업을 스스로 허무는 조치도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업부는 이번 주 ‘탈원전 대응 태스크포스’를 출범한다고 한다. 산업부 업무의 본령은 산업 현장의 활력 제고, 한·미 FTA 개정 협상 대책 등일 텐데, 탈원전에 매달려 꼼수조차 불사하니 딱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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