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OECD 비교 보고서

기업 혁신활동 위축되며
소비·투자성향 동반 저하


‘우리나라 경제 및 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분석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축소되면서 경제 성장 정도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변동성’이 주요국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기 변동성 축소 시기에 기업 혁신활동이 저하되면서 소비 및 투자 성향 저하 현상도 동반돼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혁신 역량 강화 등을 통한 경기 회복 모멘텀(계기) 마련이 절실하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8일 한은이 발표한 ‘경기 변동성 축소에 대한 재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 변동성 축소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10~2017년 GDP 변동성(분기 평균 성장률의 표준편차)을 2000~2007년 변동성으로 나눈 결과, OECD 35개국 평균은 0.9배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0.5배에 그쳤다.

일본의 경우 2010년 이후 경제 성장세가 더 확대돼 배율이 1.5배로 가장 높았고 스웨덴(1.4배), 이탈리아(1.1배), 영국(1.0배), 미국(0.8배) 등도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활력이 주요국 중 가장 약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GDP 지출 부문별로는 가계소비와 기업투자의 활력이 가장 떨어졌다. 민간소비의 경우 변동성이 2000~2007년 1.02에서 2010~2017년 0.53으로 절반 수준으로 위축됐다. 설비투자도 같은 기간 4.46에서 4.19로 낮아졌다.

또 경기 국면별로는 수축국면보다 확장국면에서 변동성 축소가 더 두드러졌다. 이는 경기 수축기에는 성장률 하락 속도가 가파른 반면 경기 확장기에는 성장률 상승 속도가 완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거시 변동성 축소 시기에 기업 활동 등 미시적 변동성이 동반 축소되는 부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1990년 중반 이후 2000년대 중후반까지 경기 변동성이 축소되는 ‘대완화기’에도 기업의 왕성한 혁신활동으로 경기 확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 성향이 높아졌다.

반면 최근 우리나라는 기업의 혁신활동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기업이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혁신에 성공하면 기업의 생산성이 증대되면서 기업매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이는 긍정적인 기업 변동성 확대로 나타난다.

보고서는 “현재의 경기 변동성 축소를 긍정적 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면에 내재해 있는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충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의 안정적 소득 기반 확충, 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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