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KAI 등 부실덮기 급급
최저가 입찰제, 불량무기 양산
특혜·부실·비리 악순환 끊어야


국방의 주축인 방위산업은 역대 정부의 방위사업 정책 실패와 각종 비리로 인해 고사 상태에 직면해 있다. 뿌리째 흔들리는 방위산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후의 미국의 군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한국 방위의 한국화’, 한국군의 자위적 방위역량 강화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감사원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리온 부실감사 발표와 검찰의 하성용 KAI 전 사장에 대한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의혹 수사로 항공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수사 등으로 해군의 함정 건조사업 등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방위산업 전체가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역대 정부의 국방과 안보 정책 실패와 비리가 누적돼 방위산업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노무현 정부의 방위사업청 개청과 이명박 정부의 최저가 입찰제는 모든 방위사업을 실패로 몰아넣은 블랙홀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방사청은 출범한 지 10년을 넘겼지만 KAI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부실 덮기에만 급급하면서 사업관리 투명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주요 방위사업체들은 특혜시비, 사업 부실, 비위 혐의 등으로 감사와 수사를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을 동원해 방산비리를 이적죄로 규정하며 대수술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 됐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최저가 경쟁입찰 방식의 방위사업은 업체의 수익성을 약화시키고 불량 무기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종합방산업체와 협력업체들이 비용의 60% 수준밖에 안되는 낮은 원가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보니 방산업체 자체가 고사위기에 처해있다.

게다가 값싼 무기나 최저가를 제출한 회사가 사업을 수주해 전력증강 사업을 망치는 사태도 무수히 발생했다. 최저가 입찰제로 실패한 대표적인 사업이 국회 국방위 감사에서 논란의 초점이 된 KF-16 성능개량, 해상작전헬기 부실의혹, 통영함 부실 음파탐지장비(HMS), 추락한 무인 전술비행선 사업이다. 홍 대표는 “연속된 사업 실패로 방사청은 군에는 내부의 적, 국내 방산업체에는 공공의 적, 해외업체에는 형식적 절차를 위해 경쟁입찰을 남발하는 조직으로 인식될 정도”라며 “방산비리를 올바르게 수사하려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권의 반성도 필요하다”며 “진보는 국방에 무지했고, 보수는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국방 문제를 방치하거나 부패에 연루되는 빈도가 높았다”고 맹성을 촉구했다.

정충신·김유진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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