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단축·전작권 조기 전환
北위협 고조 현 상황 반영안해
전문가 “국가 대전략 관점에서
전술핵 배치 등 美와 협의해야”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은 시작부터 갈지(之)자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배치를 두고 번복과 결정을 반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대선후보 시절 사드를 두고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해 오다 돌연 ‘보고 누락’을 지적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경북 성주 사드 전체 부지에 대해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발표했지만, 발표 하루 만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이유로 사드 임시 배치를 결정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안보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안보공약과 관련해 우려하는 또 다른 부문은 안보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군 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기로 한 결정(육군 기준)이나 전시작전권의 조기 전환 등 중장기 국방개혁 방향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현재 안보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문 대통령이 안보 공약을 지키고 싶더라도 외부 상황 자체가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복무 기간 단축의 경우 실제로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공군이나 해병대처럼 자원하는 곳은 (복무 기간을) 줄이지 않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복무 기간 단축은 안보환경이라든지 전반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해야 한다”면서 “공약과 현실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나 북핵 문제 대응에 있어 한·미 동맹, 나아가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직시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전례 없이 높아진 상황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00대 과제를 발표하면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임기 내’에서 ‘조기’로 바꾼 것이나 군 복무 기간 단축 시점을 못 박지 않은 것은 정부도 그만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이런 것들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가 대전략 관점에서 전술핵 재배치, 독자적 핵무장 등에 대해 미국과 협의하고 준비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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