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서 ‘피프로닐 오염’ 발견
獨 이어 佛·英·스위스까지 유통

다량 섭취땐 간·신장 등 망가져
각국 판매중지·살처분 등 비상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파동이 독일에 이어 프랑스·영국·스웨덴·스위스 등 전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벨기에 보건당국은 지난 6월 초 계란이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즉각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은 커지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7일 안나 카이사 이트코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스웨덴과 스위스, 프랑스 영국까지 (살충제 계란 유통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원회 측은 독일을 통해 벨기에와 네덜란드 농가에서 나온 살충제 계란이 프랑스와 영국으로도 유통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현재 2만1000여 개의 살충제 계란이 자국으로 수입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프랑스도 자국 내 식품 제조 공장 2곳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살충제 계란은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말한다. 피프로닐은 벼룩이나 이를 잡는 데 쓰는 살충제인데, 실험쥐 등에는 사용하지만 사람들이 식용으로 소비하는 동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하면 간, 갑상선, 신장 등이 망가질 수 있다.

문제가 시작된 건 지난달 20일 벨기에 당국이 일부 계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다. 이어 26일과 31일엔 네덜란드와 독일도 각각 자국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됐다고 발표했고, 세 국가는 수사에 착수했다. 각국은 현재 벨기에의 일부 회사가 가금류의 기생충 퇴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합법적인 살충제에 불법 독성물질을 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살충제 계란이 나온 곳으로 의심되는 가류 농장들은 일시 폐쇄됐고, 살충제 의심 계란에 대해서도 판매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DPA통신은 향후 100만 마리 이상의 닭을 살처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한편 벨기에 보건당국은 지난 6월 초 살충제 계란이 유통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뒤늦게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벨기에 식품안전담당 기구인 FASNK 대변인은 6일 “(6월 초에) 벨기에의 한 회사가 ‘피프로닐’이 (계란에서 검출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시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이 EU 기준치를 넘지 않아,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일반인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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