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주종합경기장서 개막
3일간 콘서트 등 이벤트 풍성


“시원한 ‘가맥’ 한 잔 할까요.”

전북 전주에서 직장인들끼리 퇴근 무렵 흔히 주고받는 말이다.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로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서민 음주 문화를 대표한다.

전주의 이런 독특한 음주 문화인 가맥을 알리기 위한 축제가 전주종합경기장에서 10일 개막한다. 사흘간 열리는 올해 가맥 축제는 접근성과 안전성 등을 고려해 기존 한옥마을 에서 전주종합경기장 주차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가맥 축제의 특징은 서유럽의 광장 호프 축제처럼 넓은 주차장에서 병맥주로 축제를 여는 것이다. 가맥축제조직위원회는 지난해 3만 명보다 더 많은 4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맥축제에선 콘서트와 공연, 장기자랑, 가맥 안주 판매부스 운영에 각종 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축제조직위원회는 병뚜껑 1개당 300원씩의 기부금을 모아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전주의 가맥 문화는 1980년대 초반 전주 경원동 일대 작은 가게들이 탁자와 의자 몇 개를 놓고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서 태동했다. 맥주 한 병 값이 2500원, 안주는 갑오징어나 황태, 계란말이, 땅콩 등 간단하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것들이다. 전주에만 300여 곳의 가맥 집이 영업 중이다. 안주 중 백미는 마른 갑오징어다. 갑오징어는 오징어보다 질겨서 망치로 두드려 살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가맥 집마다 갑오징어를 찍어 먹는 간장양념장이 달라 이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북도 관계자는 “가맥이라는 독특한 음주문화를 널리 알려 전북을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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