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2군行 불구
후배들에 타격 등 집중 조언


두산의 상승세가 무섭다. 두산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후반기에 16승 1무 2패(승률 0.842)를 유지하고 있다. 외야수 민병헌(30), 포수 양의지(30) 등이 지난 6월 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엔 주전 유격수이자 주장인 김재호(32·사진)까지 허리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두산은 김재호가 빠진 8경기에서 빠짐없이 승리했다. 그런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김재호를 꼽는다.

김재호의 백업인 류지혁(23)은 타율 0.301, 19타점으로 2012년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류지혁은 김재호의 조언에 따라 타격 자세를 수정하면서 정확도를 높였다.

류지혁은 “지난 시즌까진 앞다리(왼쪽)를 전혀 활용하지 못해 힘을 싣지 못했는데 올해 타격폼을 수정했다”면서 “재호 형의 충고가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김재호는 경기 일정이 없는 날엔 류지혁을 붙잡고 일대일 과외 수업을 진행하면서 ‘영업비밀’을 아낌없이 전수했다.

외야수인 정진호(29)도 “재호 형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진호는 0.296, 24타점으로 2011년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진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재호 형이 고급 배트를 선물하면서 ‘열심히 해봐’라고 격려했다”며 “야식이 먹고 싶다고 하면 직접 치킨과 피자를 배달해주는 마음 따뜻한 선배”라고 치켜세웠다.

김재호는 올 시즌 두산과 역대 유격수 최고액인 4년간 50억 원의 자유계약(FA)을 맺었다. 두산이 거액을 안긴 건 김재호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 김재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구심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김재호는 “평소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는데, 싫은 기색 없이 잘 따라와 고마울 따름”이라며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한, 단결과 화합을 위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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