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경영진단·생산성 점검
연매출 20억 → 100억 급성장
두산 각종 사업들 도우며 공생
베트남 등 해외 동반 진출까지
지난 7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우광산업 공장. 두산중공업의 협력사인 이곳 공장 주차장에는 막 생산된 스프링 행어가 포장돼 운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프링 행어는 건물이 건설될 때 내부 파이프 등이 열이나 지진 등의 영향을 받아 변형되지 않도록 무게를 잡아주는 부품이다. 잠시 후 트럭들이 들어와 제품들을 싣고 공장을 빠져나갔다. 제품들은 지정된 항구로 운반돼 이란, 베트남 등 해외에서 건설되는 발전소 현장으로 가게 된다.
김은섭 우광산업 전무는 “처음 공장을 가동할 때만 해도 완제품을 만들지 못했는데 지금 보면 회사가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두산의 상생경영은 협력사와 ‘선순환적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협력사를 지원해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성장한 협력사들이 두산의 사업을 지지하면서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도다. 두산 계열사들은 이를 위해 경쟁력 공유, 기술력 및 재정 지원,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 같은 정신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회사다.
지난 1999년 설립 후 스프링 행어 등의 일부만을 맡아 제작했던 우광산업이 두산중공업과 연을 맺은 것은 2008년이다. 당시 행어 물량이 필요했던 두산중공업이 스프링 행어 완제품 생산을 먼저 제안했다. 두산중공업은 여기에다 스프링 행어 제작 노하우 등 기술지원은 물론 자사가 시행 중인 프로그램을 통해 2차 협력사였던 우광산업을 지원했다. 우광산업은 두산중공업의 ‘협력사 경쟁력 강화 컨설팅’을 통해 경영진단,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점검을 받았고 ‘두산중공업 직업훈련 컨소시엄 사업’ 등을 통해 내부 용접 기술자들 교육도 시켰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우광산업이 공장을 확장할 때는 재무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무이자로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 전무는 “확실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경영의 큰 그림을 보는 마인드가 뛰어난 것 같다”며 “중소기업에서 하기 힘든 부분을 두산중공업이 채워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2008년 당시 연 매출 약 20억 원 정도였던 우광산업의 현 매출은 100억 원이 넘는다. 2∼3차 협력사에서 1차 협력사로 격상된 효과를 톡톡히 보는 셈이다. 거래하는 업체 수도 두산중공업 외에 삼성과 SK 등으로 확대됐다. 김 전무는 “예전에는 기술이 있어도 실적이 없어 대기업에서 우리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두산중공업과의 거래가 없었다면 이만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커지면서 고용할 수 있는 인원도 대폭 늘어 두산과 사업을 하기 전 20여 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가 현재는 3배인 60명에 이른다. 우광산업은 최근 두산중공업의 제안에 따라 베트남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베트남의 두산비나 공업단지 등에 좋은 조건으로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이다. 두산중공업으로서도 해외 건설 현장까지 기자재 및 부품을 운반하는 단가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이득인 셈이다.
두산중공업의 지원을 받는 회사는 우광산업뿐만이 아니다. 두산중공업 경쟁력강화지원단의 외부 전문 컨설팅을 받은 회사는 2011년 이후 80개 사 이상, 퇴임임원 경영자문은 36개 사가 받았다. 명장들의 품질지도를 받은 회사도 49개 사에 이른다.
재정적으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어서 무이자 자금 지원을 받은 회사가 16개 사에 이른다. 무이자가 아니더라도 은행 등과 공동으로 자금 대출을 주선하는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지원받는 협력사도 51곳이나 된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협력사 대산플랜트는 두산중공업의 지원을 받아 발전소의 터빈-발전기 절연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 외에 두산중공업은 창원에 협력사 임직원 및 가족 전용 영화관을 운영하거나 두산중공업 연계 병원에서 협력사 임직원의 진료비를 최대 40%까지 할인해주는 등 복리후생 및 문화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 말고도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계열사 지원은 남다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다자간 성과공유제를 통해 지난해에만 협력사에 66건의 기술개발을 지원했고, 협력사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DSEP)을 운영해 협력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두산인프라코어는 2014년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에서 성과공유제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5년엔 공정거래위원회 협약평가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동반성장협약 이행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안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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