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정훈 기자 ki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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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괌포격’ 액션플랜

사거리·공격목표·시점 구체화
화성-12형 성능 과시 전략도

“포위사격 인민공개 검토” 발언
예고후 실제 도발 전례 비춰
‘예방전쟁’ 괌타격 가능성 높아


북한이 미국 괌 포위 사격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아 8~9월 한반도 위기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포격 경로 등이 포함된 계획을 발표한 것은 미국을 타격할 정도로 고도화된 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0일 김락겸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이 밝힌 괌 포격의 방안은 발사 경로와 공격 목표, 실행 시점 등 모든 면에서 상당히 구체적이다. 북한은 지난 5월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해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화성-12형을 실전 배치할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했는지는 논란으로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는 경로를 통해 목표한 지점에 미사일을 떨어뜨리겠다는 주장은 화성-12형의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북한이 실제로 괌 포위 사격을 감행할 경우 미국의 대량 보복 공격을 자초할 수 있는 만큼 겁주기용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이 발표한 계획이 워낙 구체적이어서 실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날 발표문은 “우리가 이번에 취하고자 하는 군사적 행동조치는 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서의 미국의 광태를 제지시키는 데서 효과적인 처방으로 될 것이다”라고 했다.

미국 측에서 나오는 예방전쟁을 북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공표함으로써 오히려 예방전쟁 가능성을 봉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발표문은 “미제의 침략기지를 겨냥해 실제적 행동조치를 취하게 되는 력사적인 이번 괌도포위사격을 인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혀 포격 계획이 단지 협박용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인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한 뒤 안 해버리면 정권의 체면이 깎이게 된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도발을 예고한 뒤 실제로 도발을 감행해 왔고 그런 점에서 조만간 괌 포격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괌에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돼 있어 북한이 포격 도발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이 지난달 11일과 30일 사드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미사일 요격 시험에 성공한 상황에서 포격 도발을 했다 요격 당할 경우 미국에 대한 협박 수단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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