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염치없고 몰상식해”
‘安의 사람’ 이상돈 돌아서고
김성식·박선숙 등도 관망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8·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가장 먼저 마친 뒤 광주를 방문,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자신의 출마를 둘러싼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반안(반안철수) 진영이 공세 수위를 높이는 데다 친안(친안철수)계의 구심력이 예전보다 떨어져 향후 18일간 레이스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당사를 직접 찾아 첫 번째 순서로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당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논하는 혁신 전대가 된다면 다시 국민이 우리 당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논란을 조기에 종식하고 구당(救黨)과 혁신을 전대 이슈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광주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당 지지율이 낮은 현 상태가 한두 달만 더 지속되면 내년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 한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라 내가 나서게 됐다”며 자신의 출마가 당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안 전 대표가 후보 등록 직후 광주를 찾은 것은 반대 진영의 ‘안철수 = 탈(脫)호남’ 프레임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에 당권 경쟁자인 정동영·천정배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이번 전대의 정당성까지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대리인을 통해 두 번째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개혁을 주도하자’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소통거부, 우유부단, 책임회피 리더십으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며 “어중간한 중도주의와 사당화 대신 선명한 개혁노선과 강력한 공당 건설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전날(9일) 안 전 대표에게 일대일 공개 끝장토론을 제안한 천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의 장본인인 대선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염치 없고 몰상식한 일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한때 ‘안철수의 사람들’로 불렸던 인사들의 합류가 원활하지 않은 점도 안 전 대표로서는 악재다. 이상돈 의원은 안 전 대표의 극중주의를 불싯(bullshit·헛소리)이라고 비판할 만큼 적대적으로 돌아섰고 김성식 의원도 관망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과거 선거에서 안 전 대표 측의 전략가로 알려진 박선숙 의원도 동교동계와 가까워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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