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의 ‘출발’이라는 곡은 크로아티아의 해안도로로 나를 소환한다.

무심코 들었던 그날, 그 전주는 너무나 완벽하게 창밖의 풍경과 어울렸다. 그곳이 제목처럼 여행의 출발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도시로 보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이었다. 하지만 내 여행의 목적이 그곳에 있었기에 그 길은 도착이면서 새로운 출발이기도 했다.

내가 이별을 경험하면 세상 모든 음악이 내 슬픈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듯이, 신나는 음악과 밝은 멜로디는 나만의 여행을 위한 배경음악처럼 느껴진다. 음악과 함께하는 여행은 기억과 추억을 음악 안에 저장한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그 명성 덕분에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준 해외탐방의 추억을 부른다. 2012년 친구들과 입상해 떠났던 해외탐방 당시, 강남스타일은 유럽 전역에 울려 퍼져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금은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는, “두 유 노 강남스타일?”이 실제로 전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어 주던 시기였다.

동양인에게 다소 친화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인종과 국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래서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유명할 뿐인 그 음악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와는 반대로 하나의 도시를 음악이 장악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라라랜드’라는 영화 이후 로스앤젤레스는 마치 도시 전체가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을 준다.

막히는 도로에서는 배우들이 여기저기서 뛰쳐나와 춤을 출 것만 같고, 그리피스 천문대의 연인들은 금방이라도 서로의 마음을 노래할 듯하다. 특히 ‘Another Day of Sun’이라는 곡은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다른 어떤 곳에서 들어도 영화만큼이나 설레고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어 낸다.

음악과 함께하는 여행은 추억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따라 이곳이 크로아티아가 되기도, 이탈리아가 되기도, 때로는 로스앤젤레스의 막히는 도로가 되기도 하는 신기한 경험. 앞으로는 여행 준비물에 나만의 음악 리스트를 하나 추가해도 괜찮지 않을까.

혹은 여행을 다녀온 후에 그 여행을 추억할 만한 선곡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의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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