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요건·재당첨 제한 여파
과천 등 청약시장 급속 냉각
건설·시행사 분양 연기 검토


8·2부동산대책으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속락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시행사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등이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가점제 적용 확대, 가점제 당첨자 재당첨 제한 등을 적용받으면서 청약시장마저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분양 일정이 흐트러진 건설·시행사들이 분양 연기를 검토하는 등 주택 공급 위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114 부동산인포 등에 따르면 건설·시행사들은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약 28만8000 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수도권 16만3000여 가구, 지방 12만5000여 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였음에도 1만6233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시행사들은 이처럼 올해 말까지 대거 분양 예정이지만 재개발·재건축사업 일반분양(전국 약 5만 가구) 외에는 일정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 물량도 분양 일정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2000가구 이상을 준비하는 A 건설사는 기존에 9월 초로 잡혀 있던 분양 일정을 10월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했다. B건설사도 과천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에 대해 분양 일정을 보류했다. 청약조정지역이자 투기과열지구인 세종시와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7개 구에서 분양을 준비했던 건설사들도 일정을 못 잡기는 마찬가지다.

세종시 분양을 준비 중인 C사 관계자는 “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와 투지지역으로 중복 지정되면서 분양권값이 급락하고 매수세가 사라진 분위기”라며 “신규 분양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8·2대책으로 청약자들의 선택이 매우 신중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