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퍼드·맥매스터 유화발언
美고위관계자 절제 메시지

‘벼랑끝 대치 → 협상’되풀이
전례비춰 전격대화 가능성도
일부선 ‘코리아 패싱’ 우려도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팽팽한 긴장 상태였던 북·미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벼랑 끝 대치 후 협상에 나섰던 전례로 볼 때 북·미 간에 전격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북·미 간 전격적인 대화가 이뤄질 경우 과거 1994년 제네바 협상 당시처럼 북·미 협상에서 한국이 완전히 소외된 ‘코리아패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을 방문 중인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13일(현지시간)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우리 모두는 전쟁 없이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이날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 등 발언과 관련해서는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절제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강경발언으로 고조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연일 북한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온 미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면서 북·미 간 협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과 미국은 벼랑 끝 대치 후 극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합의 모두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다만 ‘합의-북한의 합의 파기-추가 도발’의 반복이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에 직면한 만큼 미국이 당장 대화에 나서지는 않고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북·미 협상 국면에서도 ‘코리아패싱’을 피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10일 청와대 관계자는 “최후의 목표는 완전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이 마련되는 것이지만 그게 한국 주도로 만들어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 핵·미사일은 북·미 간 문제이며, 한국은 협상 국면에서 논의될 평화 체제의 구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북·미 간 협상 국면이 주한 미군 철수 등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관련기사

김영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