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을 의심하라

독일 뇌과학자 에른스트 푀펠과 임상심리학자 베아트리체 바그너는 정보화 시대에 인간의 생각 능력은 퇴보됐다고 한다. 정보화 시대는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방식들이 오히려 우리를 어리석음으로 이끈다고 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거나 편견에서 벗어나려는 생각, 원인에 대한 고민과 기억에 대한 집착,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과 빠른 판단 등 당연하게 여겨 왔던 생각들이 우리를 함정에 빠뜨린다고 경고한다. 게다가 우리에게 닥친 진짜 위기는 ‘갈수록 더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러니 정보화 시대에 우리의 생각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이들이 함께 쓴 책 ‘당신의 생각을 의심하라’(한윤진 옮김/라이프맵)는 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는 왜 생각의 함정에 빠지는지, 그렇다면 이 같은 일반화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모색한다. 이들은 이를 10가지 기술로 정리했다.

10가지 기술은 다음과 같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라, 선입견과 편견에 관대하라, 원인에 대해 추측하지 마라, 우연을 가장하지 마라, 잊어버려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단계적으로 생각하라, 느림의 미학을 존중하라, 죽음을 두려워 마라, 그리고 생각을 생각하라. 두 저자는 인문과 과학, 특히 철학자들의 성찰과 뇌과학의 최신 발견을 오가며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생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지식을 의심하고, 세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즉각적·습관적으로 답하지 말라고 한다. 가능한 한 천천히,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생각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책은 더 나은 생각을 위한 네 가지 방법을 전한다. 범주 설정, 시간적 연관성 설정, 인과관계 설정, 그리고 행복. 하지만 행복은 방법이라기보다는 결과이다. 문제의 올바른 해답을 발견하고, 예상이 현실과 맞아떨어질 때 ‘아, 맞아’ 불현듯 떠오르는 깨달음을 통해 ‘그렇지’라고 느끼는 순간 행복감이 피어오른다고 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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