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명 추진위’ 이용훈 위원장

제주 신도2리에 위령비 건립
“행정당국 오류 바로잡아야”


“하멜의 표착지에 대한 논란은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제주도 등 행정당국도 그간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신도2리 하멜표착지 규명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용훈(68·사진) 씨는 16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2리 해안에 ‘하멜 일행 난파희생자위령비’를 건립한 뒤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비석은 1653년 8월 16일 상선을 타고 가다 제주도에 난파한 하멜 일행 64명 중 숨진 28명의 넋을 기리기 위한 것이지만 그동안 오류 논란이 계속돼온 ‘하멜표착지’를 바로잡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멜표착지’논란은 1980년 서귀포시 용머리해안에 하멜 기념비가 세워지고 2003년 인근에 스페르웨르호를 재현한 상선 모형을 세울 당시부터 일었다. 그러다가 1694년 제주 목사를 지낸 이익태가 쓴 ‘지영록(知瀛錄)’이 1997년 한글번역본으로 소개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지영록에는 하멜 일행의 난파 지점이 ‘大靜縣地方 遮歸鎭下 大也水沿邊(대정현지방 차귀진하 대야수연변)’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 위원장은 ‘제주 서예 역사’를 주제로 한 석사논문을 준비하기 시작하던 2008년쯤 하멜 표착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지영록을 번역한 김익수 제주도 문화재위원을 비롯해 김동전 제주대 교수, 채바다 해양탐험문화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하멜표착지점이 신도2리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들었다. 그는 이후 신도2리 중에서도 어느 지점이 정확한 표착지점인지에 골몰한 결과, 암초가 많고 모래사장도 있는 ‘도구리알 동산’이라는 지점을 찾아냈다. ‘암초에 난파됐고 숨진 선원들을 모래밭에 묻었다’는 기록과 일치하는 지점이다. 이 위원장은 “하멜표류기에 수록된 ‘난파 당시 판화’에는 한라산과 녹남봉이 나오는데 ‘도구리알 동산’ 지점에서 보면 그 구도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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