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사관 직원 진술 확보”
외교부 내용 알고도 조치 안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출국한 주한 멕시코대사관 소속 육군 무관(武官) A 대령에게 유사한 피해를 본 여직원들이 더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A 대령이 고소당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가 출국할 때까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외교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성추행 혐의로 멕시코대사관 육군 무관 A 대령을 고소한 한국계 파라과이인 전 여비서 B 씨를 통해 ‘성추행을 당한 다른 한국인 직원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멕시코대사관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지난 4일 A 대령이 출국해버린 탓에 추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 씨는 “군 당국과 외교부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처음부터 ‘다른 여직원(피해자)도 있다’고 밝혔다”며 “(다른 피해자들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는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숨죽여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외교부에 따르면 멕시코대사관 무관실 여비서 중 일부는 대사관이 아니라 무관에게 개인 비서 형태로 고용돼, 임금도 무관에게서 직접 받는 비정규직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 씨의 경우도 대사관 외부에서 벌어진 2건의 성추행 피해가 없었다면 수사 착수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며 “B 씨로부터 추가 피해자 관련 진술을 듣고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외교적 수단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대사관에서 벌어진 일을 수사할 강제적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B 씨 등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6월 말 우리 군 당국에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내용과 함께 다른 피해자도 있다고 알렸고, 군 당국은 주무 부처인 외교부에 통보했다. 그러나 아무 조치가 없자 B 씨는 7월 18일 직접 외교부에 연락했고, 같은 달 28일 경찰에 A 대령을 고소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A 대령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본국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멕시코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외교부 내용 알고도 조치 안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출국한 주한 멕시코대사관 소속 육군 무관(武官) A 대령에게 유사한 피해를 본 여직원들이 더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외교부는 이 같은 내용을 A 대령이 고소당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가 출국할 때까지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외교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성추행 혐의로 멕시코대사관 육군 무관 A 대령을 고소한 한국계 파라과이인 전 여비서 B 씨를 통해 ‘성추행을 당한 다른 한국인 직원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멕시코대사관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지난 4일 A 대령이 출국해버린 탓에 추가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 씨는 “군 당국과 외교부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처음부터 ‘다른 여직원(피해자)도 있다’고 밝혔다”며 “(다른 피해자들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는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숨죽여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외교부에 따르면 멕시코대사관 무관실 여비서 중 일부는 대사관이 아니라 무관에게 개인 비서 형태로 고용돼, 임금도 무관에게서 직접 받는 비정규직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 씨의 경우도 대사관 외부에서 벌어진 2건의 성추행 피해가 없었다면 수사 착수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며 “B 씨로부터 추가 피해자 관련 진술을 듣고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외교적 수단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대사관에서 벌어진 일을 수사할 강제적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B 씨 등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6월 말 우리 군 당국에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내용과 함께 다른 피해자도 있다고 알렸고, 군 당국은 주무 부처인 외교부에 통보했다. 그러나 아무 조치가 없자 B 씨는 7월 18일 직접 외교부에 연락했고, 같은 달 28일 경찰에 A 대령을 고소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A 대령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본국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멕시코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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