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25주년을 맞은 최영미 시인이 ‘세계의 명시’를 책으로 엮었다. ‘시를 읽는 오후’(해냄). 부제는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이다.

“시는 가장 짧은 문자 예술. 우리의 가슴속 허전한 곳을 건드리는 노래. 가볍게 날아다니다가도 심오하게 파고드는 이야기”라는 시인이 동서고금의 명시들 중에서 자신이 특히 아끼는 작품들을 골라 섬세한 감성과 개성 있는 목소리로 번역하고, 해설했다. 작품 원문을 함께 실었다. 시인이 철없던 시절에 읽었던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의 연애시, 독재와 위선에 맞서 싸운 유럽 최초의 ‘아이돌’ 바이런의 시, 1980년대 대학가에 울려 퍼졌던 밥 딜런의 노랫말, 입시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을 보며 떠오른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기탄잘리까지,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대의 궤적을 함께해 온 시인의 기록이기도 하다.

시인은 원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으면서도 한글로 매끄럽게 번역하기 위해 고치고 또 고쳤고, 독자들의 감상을 돕기 위해 시어의 의미와 배치, 구조와 운율을 분석하며 시에 대한 이해를 전하려 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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