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나이 또래의 젊은 교사들이 학생, 학부모와 불화로 마음고생을 몇 번 하고 나면 아이들과 거리를 두려고 시도하기도 해요. 상처를 많이 받은 탓이죠. 저도 때론 아이들과 ‘적당히’ 지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손을 놓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힘든 점도 있지만 봉사도, 공부도, 놀이도 항상 아이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상현(30) 충남 아산시 온양초사초등학교 교사는 16일 제자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주교대 졸업 후 지난 2010년 교직에 입문한 이 교사는 학년별로 1학급씩 총 6학급으로 이뤄진 작은 학교에서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교사가 담임을 맡은 반 학생들도 16명에 불과하다.
그는 “대도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보람된 일이지만, 작은 시골 학교에서 학생들과 항상 함께 호흡하며 사는 재미도 쏠쏠하다”며 “아이들은 나의 이름에서 가운데 글자를 가져다 ‘상추 쌤’이라고 부르고, 나는 아이들을 ‘16남매’라고 부르며 오손도손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도 지난해까지 비교적 큰 규모의 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사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많은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분명히 보람된 일이지만, 아이들을 일일이 챙길 여유가 없어 좀 더 마음을 써주지 못해 늘 전전긍긍했다”고 고백했다.
올해 온양초사초교로 전근을 오면서 이 교사는 이전보다 학생들과 더 많은 일을 함께해야겠다고 계획했고, 지난 3월부터 세운 계획들을 하나씩 실천해가고 있다. 이 교사가 학생들과 처음 시도한 일은 ‘불우 아동 후원’이었다. 그는 시에라리온과 국내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도울 목적으로 매달 4만 원씩 기부하고 있다. 이 교사의 반 학생들은 후원금 대신 이 교사가 후원하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낸다. 그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후원을 통해서 자신뿐 아니라, 남도 돌볼 줄 아는 성인으로 자라길 바란다”며 제자들과 함께 후원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학생 중 일부는 2학기부터 자신도 직접 후원금을 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교사는 “용돈을 모아 불쌍한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는 학생들의 얘기를 듣고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2학기부터는 적은 액수라도 반 학생들과 돈을 모아 불우 아동을 후원할 계획이다.
이 교사는 후원뿐 아니라 교내 봉사도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 교사는 “작은 일이지만 학생들과 수시로 교내를 돌며 쓰레기 줍기 봉사를 한다”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작은 책임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사람으로 길러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내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들이 혹시 귀찮게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즐겁게 쓰레기를 줍고 깨끗해진 학교를 보며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의 예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방식의 수업 연구에도 늘 정성을 쏟는다. 이 교사는 “2학기부터는 국어 시간 일부를 할애해 교과서가 아닌 좋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업을 시도해보려고 한다”며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라 여름방학 동안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열정이 넘치는 이 교사이지만, 교사의 진심을 몰라주는 학생이나 학부모를 만날 때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래도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학생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내 새로운 수업 연구도 하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과외활동도 계획한다고 했다. 그는 “교사에게 욕을 하고 주먹질을 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을 보기도 하고, 직접 피해를 보기도 한다”며 “아직은 젊은 교사라 내공을 많이 쌓지 못해 그때마다 힘없이 주저앉지만,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낸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나와 같은 처지의 젊은 교사들이 아이들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을 때, 교육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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