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스케치

상·하의 검정 정장에 밝은 표정
사전조율 없이 기자와 즉석문답
내외신 250명 등 참석자 늘어


17일 TV로 생중계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장에 오전 11시 2분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은 약 7분에 걸쳐 모두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상·하의 검은색 정장, 짙은 푸른색 바탕에 흰색 줄무늬 넥타이 차림을 하고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모두 발언을 마친 뒤에는 자리에 앉은 채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 등 안보 문제에 대한 질의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답변하면서 최근 높아진 불안감을 가라앉히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의 질의 응답 시간은 질문에 대한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이뤄졌다.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기자회견 장소도 기자실이 있는 청와대 춘추관이 아닌 경내에 있는 영빈관으로 정했고, 참석 기자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외교·안보,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현안과 관련해 각 수석실로부터 예상 질문을 보고받고 답변을 정리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통령들은 선 상태로 기자회견을 했으나 이날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앉아서 자유롭게 질문에 답변했다. 전체 일문일답은 40여 분간 계속됐다. 기자회견 사회를 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손을 든 기자들 가운데 한 명을 지목해 질문을 받고, 문 대통령이 이에 즉석에서 답하는 식이었다. 국내 언론 기자들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들에게도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중계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전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는 즉석에서 대통령과 기자들의 자유로운 문답이 오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250명 정도가 참석했다. 청와대는 참석자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고 신청한 기자들은 모두 기자회견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참석자 수가 늘어났고, 기자회견 장소도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영빈관으로 정해졌다. 영빈관은 대규모 외부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전날 있었던 세월호 피해 가족 간담회,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보고대회 등이 개최된 곳이다.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재진 좌석도 대통령과 직선으로 마주 보는 형태가 아니라 국회 본회의장처럼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배치됐다. 청와대 측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전원 배석했다. 박근혜 정부 때와 달리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질문이 사전에 정해지지 않은 만큼 다양한 돌발 질문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 분야의 주요 현안들과 관련해 예상 질의를 선정한 뒤 답변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병채·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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