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세력 처벌 목적 아니야
공정·정의로운 사회 만들기”
“정권목적 언론장악 없을 것
지배구조 개선 제도적 보장”
“보유세 사회적 합의때 가능
현단계선 검토 안하고 있다”
“공론 모이면 추가증세 검토
복지정책 현세수로도 가능”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약 1시간에 걸쳐 내·외신 기자들과 문답을 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이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모든 것을 걸고 전쟁 막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미 간 긴장 상태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무력 증강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은 어떤지,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공조는 어떻게 할지 밝혀달라.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다고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우리가 6·25 전쟁을 겪은 뒤 온 국민이 합심해 이만큼 나라를 다시 세웠는데 두 번 다시 전쟁으로 그 모든 것을 잃을 수는 없다. 전쟁은 기필코 막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가하더라도 결국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국제적인 합의다.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지난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수출의 3분의 1을 차단하는 유례 없는 강력한 경제제재를 결의했다. 그 제재는 안보리 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중국과 러시아도 동의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은 대한민국의 문제다.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누구도 군사행동 못한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도 어떤 옵션을 사용하든 한국과 협의하고 동의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래서 전쟁은 없다는 말씀을 국민께서는 안심하고 믿기를 바란다. 그뿐만 아니라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불안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 뿐더러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대통령은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레드라인을 언급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레드라인은 어떤 것인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하게 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북한은 점점 그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이 단계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아야 한다. 만약 북한이 또 도발한다면 북한은 더더욱 강도 높은 제재 조치에 당면하게 될 것이고, 북한은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무리한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싶다.”
―대통령 취임 직후 주변국에 대통령 특사를 보냈던 것처럼 북한에 특사를 보낼 의향이 있는가.
“남북 간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 그것에 대해서 조급할 필요는 없다. 지난 10년간 단절을 극복하고 다시 대화를 이뤄나가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우선은 대화 자체에 목적을 둘 수는 없다. 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요건이 갖춰져야 하고, 그 대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는 담보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북이 추가 도발을 멈춰야만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렇게 대화 여건이 갖춰진다면 그 여건 속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은 하나의 목소리로 북핵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과 한국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같은데.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 추가 도발을 멈추게 하고 북한을 핵 포기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다.한·미 간에 충분한 소통이 되고 있고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에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추진한 바 있다. 내각이 어느 정도 구성됐는데,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현 정부 내각을 통합정부로 보는가. 미흡하다면 앞으로 어떤 식으로 꾸려 나갈 계획인가.
“현 정부의 인사에 대해 역대 정권을 다 통틀어서 가장 탕평인사, 통합적 인사라는 긍정적 평가를 국민들이 내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최근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많은 부분이 무너졌다. 특히 언론, 그중에서도 공영방송이 참담하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소유 구조와 언론의 공정성·공영성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언론의 공공성 확보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노력들은 언론이 스스로 할 일이지만 적어도 ‘문재인 정부는 언론을 정권의 목적으로 장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드리겠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서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방안을 입법을 통해서 강구하겠다. 지금 이미 국회에 그런 법안들이 계류돼 있는데 그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 좀 더 함께 힘을 모으겠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1번이 적폐청산이다. 대통령이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적폐청산은 뭔가. 또 적폐청산을 위한 기한을 설정하고 있나.
“특정 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벌, 특정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 이런 것이 적폐청산의 목표라고 생각 안 한다. 이렇게 우리 사회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려는 노력은 1~2년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임기 내내 계속돼야 한다. 아마도 이번 정부 5년으로 다 이뤄질 과제도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여러 정권을 통해 계속돼서 그것이 제도화되고, 관행화되고, 문화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1년도 안 남았는데 혹시 로드맵이나 종합적 계획이 있으면 알려달라.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그 개헌을 하겠다는 약속에 변함이 없다. 개헌 추진에는 두 가지 기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지금 하고 있는 국회 개헌특위에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서 국민 주권적인 개헌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만약 개헌특위에서 국민 주권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거나 제대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정부가 그때까지의 국회 개헌 특위 논의 사항들을 이어받아서 국회와 협의하면서 자체적으로 개헌 특위를 만들어 개헌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회 개헌 특위를 통해서든, 또 대통령의 별도 정부 산하 기구를 통해서든 어쨌든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개헌하겠단 건 틀림없다는 말을 드린다. 최소한 지방분권을 위한, 기본권 확대를 위한 개헌은 우리가 합의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세제 관련 로드맵은 무엇인가.
“정부는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상, 초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 등 과세 강화 방침을 이미 밝혔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조세 공평성(제고),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소득재분배 기능 강화, 복지를 늘리기 위한 방안 등 추가적인 증세 필요성에 대해 국민의 공론이 모아진다면 정부도 그걸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발표한 여러 복지 정책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발표한 정책만으로 충분히 재원이 감당된다. 여러 정책에 대해 ‘재원 대책 없이 계속해서 산타클로스 같은 정책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데, 하나하나 검토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부 설계된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곧 2018년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될 텐데, 그 예산안을 보면 (세출이) 얼마가 늘어나고 그 늘어난 것에 대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8·2부동산 대책을 통해서 투기세력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지만 실질적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로드맵이 무엇인가. 또 보유세 인상도 생각하고 있나.
“실수요자들이 주거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또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또는 미친 월세, 이런 높은 주택임대료 부담에서 서민들이, 또 우리 젊은 사람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도 부동산 가격 안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저는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역대 대책 중 가장 강력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도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만약에 부동산 가격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시간이 지난 뒤에 또다시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보유세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소득 재분배라든지 추가적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미국의 한·미 FTA 개정 협상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도 그 점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정부조직법 개편에서 통상교섭본부를 부활하고 본부장을 대내적으로는 차관급, 대외적으로는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조치까지 취해 뒀다. 미국과 당당히 협상할 것이다. 참고로 말하면, 미국 측 사무국 얘기를 들어 보면 한·미 FTA가 양국에 호혜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미 FTA 이후 세계 교역량이 12% 줄어들었는데, 그 5년간 한·미 간 교역량은 오히려 12% 늘었다. ”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대해 공론화위원회가 어떻게 결론을 도출할 것인지 소상히 밝혀달라.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당초 제 공약은 건설 백지화다. 그러나 2016년 6월 이후 꽤 공정률이 진행돼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됐다. 그리고 중단될 경우엔 추가 매몰비용도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제 공약대로 백지화를 밀어붙이지 않고 백지화 하는 게 옳을 것이냐 아니면 계속 해야 할 것이냐 이 부분을 공론조사를 통해서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공론조사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따르겠다는 것인데, 저는 아주 적절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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