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 기간에도 인증업무 의혹
위탁기관 부실한 관리 확인돼


17일 전국 친환경 인증 농가 60곳에서 ‘살충제 계란’이 무더기 검출되면서 정부의 친환경 인증 제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살충제 성분 검출 농장에 대해 인증업무를 실시한 기관이 업무정지를 받은 전력이 있는 곳임에도 친환경 인증업무를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관은 업무정지 기간에 친환경 인증심사와 인증서를 발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검사 완료 농가(876) 중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기준에 미흡한 농가는 총 60곳이라고 밝혔다. 이 중 부적합 농가는 25곳, 친환경 인증 기준만 위배한 농가는 35곳이다. 이들에게 인증을 준 민간 기관 1곳은 지난 2015년 부실 인증을 이유로 업무정지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 인증기관은 지난 2012년부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인증업무를 위탁받아 인증 심사와 인증서 발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5년 2월 인증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기관은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인증업무를 시행했다. 시기적 측면을 고려할 때 이 기관은 업무정지 처분 기간에 마리농장에 대해 인증업무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농관원 측은 “해당 기관이 정확히 어떤 이유로 업무정지를 받았는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농관원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이 시작됐음에도 인증기관들에 대한 조사를 미루고 있다.

농관원은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친환경농어업법)에 따라 인증기관에 대한 사후관리와 인증기관이 절차·방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지정을 취소하거나 6개월간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 민간 인증기관은 생산 여건, 품질관리 상태, 그리고 생산·출하 과정을 조사한 후 품질인증서를 교부해야 하고 제품 출하 후에도 사후관리를 실시(내용물과 표시사항 일치, 이상품 여부 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해당 농가에 대해 인증기관이 현장 사전·사후 관리를 전혀 하지 못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판매자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게 돼 일반 제품보다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친환경 인증제도의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올해 2월 감사원의 농관원에 대한 감사에서도 부실인증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농관원은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인증기관에 대한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들 인증기관은 부실한 절차로 인증서를 발급해 주고 있는 것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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