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살충제 파문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오른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계란 살충제 파문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오른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닭 진드기 방제사업’ 실태

13개 시도 국비 1억5000만원
“동물의약품 인허가 제품 구매
농가 공급하라” 지침만 있고
친환경 인증여부 가리지않아

野의원들 “식약처장 해임하라”


정부가 친환경 농가까지 무차별적으로 지원대상으로 삼아 ‘닭 진드기 방제약품 지원사업’을 추진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살충제 계란’ 사태 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살충제를 구입해 공급한 자치단체의 책임도 크지만 이 사업을 기획하고 소요 예산의 50%를 국비로 지원해주면서도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고 사후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의 책임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국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시범적으로 추진한 ‘닭 진드기 방제약품 지원사업’은 국비 1억5000만 원(50%)과 지방비 1억5000만 원(50%)의 매칭사업이다. 총 150만 마리분으로 13개 시·도에 국비 1억5000만 원이 지원됐다. 국비 지원액은 경기도가 3150만 원(31만5000마리분)으로 가장 많고 전북 2530만 원(25만3000마리), 충남 2460만 원(24만6000마리), 경북 1930만 원(19만3000마리), 전남 1600만 원(16만 마리) 등 순이다. 우선 지원대상은 소규모 닭(종계 및 산란계) 농가다.

이에 따라 각 시·군·구는 방역협의회를 개최한 뒤 국비를 합친 예산으로 진드기 방제약품을 구입해 각 농가에 지원했다. 그러나 ‘동물의약품으로 인허가된 제품을 구입해 농가에 공급하라’는 지침만 나와 있어 친환경인증 여부를 가리지 않고 공급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미 확인된 전남 나주, 경남 창녕, 경기 용인뿐 아니라 상당수 자치단체도 정부 지원으로 구입한 살충제를 친환경인증농가에 지원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17일 비펜트린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경남 합천 야로면의 친환경인증 산란계농장과 창녕지역의 2개 친환경인증 산란계농장도 정부 지원 살충제를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주시 관계자는 “제품 사용설명서에 나온 대로 닭장(우리)이 비어 있을 때만 사용해야 하며 약을 사용했을 때는 세척한 후 닭을 입식해야 한다고 농가에 설명했다”며 “친환경축산물 인증 농장에 해당 제품을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은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비펜트린 성분 함유 농약뿐 아니라 유기합성 농약은 친환경인증 농가에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선 시·군 축산담당자들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으로, 농식품부의 지도·감독이 그만큼 소홀했다는 반증이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된 후 일부 자치단체에선 “정부가 이 사업을 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가 시범사업으로 ‘닭 진드기 방제 사업’을 추진한 것은 대한양계협회 등 관련 업계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대한양계협회가 전국 농가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중 57%의 농가가 양계 질병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은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경험과 전문성 없이 코드인사로 임명된 류영진 식약처장을 즉각 해임하고 조속히 국민 식탁을 정상화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럽에서 큰 논란이 된 ‘살충제 계란’이 국내에서도 발견돼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는데 이를 책임져야 할 식약처장이 국민을 속이면서 불안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주=정우천 기자 sunshine@,

창원=박영수기자 buntle@munhwa.com,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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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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