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않는다 / 박민영 지음 / 인물과 사상사

요즘 청소년들은 거친 언사를 입에 달고 산다. 욕도 많이 한다. 부모나 교사에게도 욕을 하지만, 가장 욕을 많이 하는 대상은 또래 친구들이다. 청소년들은 욕을 섞지 않으면 대화가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조사 결과 14∼19세 청소년의 73%가 ‘초등학교 때부터’ 욕설을 사용했다. 멀쩡한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욕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범은 입시 스트레스다.

이 책은 ‘민주시민’을 양성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순종적 시민’을 길러내는 오늘날 한국의 학교를 비판적으로 뜯어본다. 저자는 ‘보호’라는 이름 아래 청소년을 ‘지배’하는 공교육을 비판하며 학교라는 ‘최후의 식민지’에 갇힌 청소년의 현실을 고발한다.

문화평론가이며 인문사회 작가인 저자에 따르면 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와 ‘인권’은 시험을 보기 위한 암기사항일 따름이다. 실생활에서 자기 권리를 보호받지 못할 때 어떻게 요구해야 하는지를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사회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체로서 시민이 필요하지만, 학교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끊임없이 훼손해왔다. 물론 교과서를 통해 민주주의를 가르치기는 한다. 그러나 주입식과 체벌을 동반하는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가르친다.

청소년들이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는 모두 비인간적이고 폭압적인 입시교육 시스템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주장한다. 입시교육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인권 침해를 막을 수도, 개선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나는 내 삶의 주인이며, 내가 속한 조직의 주인’이라는 민주적 의식을 지니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학교 교육의 새로운 틀은 어떤 것일까.

“청소년에게 삶의 현장은 일차적으로 학교다. 진정한 교육을 하려면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교육의 최우선 주제가 돼야 한다. 학생 중 누가 자살을 했다면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집단 괴롭힘이나 폭력 사건이 있었다면 이를 토론의 주제로 삼아야 한다. 게임에 중독된 학생이 많다면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그 모든 것이 교육의 주제다.” 312쪽, 1만5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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