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자세히 보아야 한다. 코스도 자세히 보아야 하고 그린의 라이도 자세히 보아야 한다. 그 속에 자연도 자세히 보면 사랑이 있다. 2017년 작.  김영화 화백
골프는 자세히 보아야 한다. 코스도 자세히 보아야 하고 그린의 라이도 자세히 보아야 한다. 그 속에 자연도 자세히 보면 사랑이 있다. 2017년 작. 김영화 화백
골프는 섹스와 닮았고 누구나 기본적인 방법은 알고 있다. 하지만 기본에서 끝난다면 골프도, 섹스도 만족은 물론 원하는 성적, 결과를 낼 수가 없다. 먼저 섹스를 들어보자. 그날의 분위기, 컨디션에 따라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늘 습관대로 한다면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날그날 기후가 다르고, 바람이 다르고, 그린 세팅이 달라진다. 매일 오는 코스라고 해서 습관적으로 공략한다면 역시 원하는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골프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골프장 대부분은 “옛날만 못하다, 경영이 더 어려워진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늘 하던 대로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은 아닐까.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한 세미나에서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하다. 창의는 사회 전반의 혁신을 이끌어 내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한 예로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파인리즈골프장은 올해 그늘집을 모두 없앴다. 그늘집 두 곳은 늘 적자였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새로 부임한 골프장 대표가 인근 골프장으로 ‘벤치마킹’을 하러 갔다가 재미있는 간이 그늘집에 시선을 빼앗겼다. 골프공 모양으로 반을 올리고 접을 수 있으며 바퀴가 달려 이동성까지 갖췄다.

여기에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음료수와 브런치 및 계절 메뉴를 티잉 그라운드 바로 앞에서 판매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자 기존 그늘집 매출의 2배 이상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필 미켈슨은 골프장, 기후, 계절에 따라 참 다양한 클럽을 활용하고 있다. 드라이버를 2개씩 갖고 다니거나 아예 드라이버를 빼고 우드를 하나 더 추가하거나 아니면 웨지를 4개 이상 갖고 라운드하는 등 창의적 공략을 즐긴다. 김시우 역시 가끔은 드라이버 대신 우드를 잡고 우드 대신 드라이버를 잡아 그린에 안착시킨다. 지난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예상을 뒤엎는 드라이버와 어프로치 샷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레슨프로는 우리에게 기본을 알려준다. 레슨프로가 알려준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골프 생명은 끝이다. 나만의 창의적 스윙과 공략, 그리고 생각을 만들어 내야 한다. 남다른 관찰과 메모, 그리고 실행만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심상(心象)이라는 말이 있다. 시를 쓰기 위한 과정으로 소리, 몸짓, 문자, 그림, 경험 등을 떠올린다. 이는 신체의 모든 감각을 흔들어 깨우는 작업이다. 그 작업을 통해 나만의 시를 써내려가며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긴다. 창의가 없는 기본은 죽은 것이고 그 죽은 것을 살리는 것은 곧 창의다. 골프도, 섹스도 다 나만의 창의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