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곳중 절반 농관원출신 포진
“농관원·인증기관간 유착관계”

정부, 부적합 농가 13곳 추가
살충제 검출 농가도 총 80곳


친환경 인증 농·축산물의 심사와 인증서 발급 업무를 맡고 있는 민간 인증기관들의 상당수에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엄격한 인증 심사를 수행해야 할 64곳 인증기관들이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들의 퇴직 후 수익처로 전락해 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인증기관 관계자는 “친환경 인증 업무를 맡고 있는 인증기관 대표와 주요인사들의 절반 이상이 농관원 출신”이라며 “농관원과 인증기관들이 상당한 유착관계에 놓여 있다”고 폭로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8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로 농가 현장 인증심사가 불가능했음에도, 지난 3월에 살충제 살포 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며 “이런 모순점이 있음에도 인증기관들은 문제점 개선을 요구하지 않았고, 농관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가 소속된 인증기관이 맡은 산란계 농가 중 1곳도 ‘비펜트린’이 검출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결과, 살충제가 검출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지만, 농관원과 민간 인증기관 간의 유착 관계가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농식품부는 17일 22시 기준으로 전체 조사 대상 1239개 산란계 농가 가운데 1155곳(농가수 대비 93.2%)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됐으며, 13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과다 검출돼 추가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 13곳은 친환경 농가가 아닌 일반 농가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이후 살충제 성분 검출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총 45곳으로 늘었다.

검출 성분별로 보면 사용금지 성분인 ‘피프로닐’ 1곳을 비롯해 그동안 검출되지 않던 ‘피리다벤’이라는 성분이 검출된 농가도 1곳 있었다. 피리다벤은 원예용 농약에 쓰이며 낮은 독성의 화학물질이다. 나머지 11개 농가에서는 일반 계란에 사용할 수 있는 비펜트린이 허용 기준치(0.01㎎/㎏) 이상으로 검출됐다.

이날 추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에다 전날까지 검사가 완료된 친환경 인증 농가 가운데 살충제가 조금이라도 검출돼 인증 기준에 미달한 35곳까지 포함하면, 살충제 성분이 조금이라도 검출된 곳은 80곳(친환경 농가 63개·일반농가 17개)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4시 전수조사 최종 집계 결과를 발표한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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