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추적 시스템도 엉터리
현재 부적합 판정은 2건뿐
가공식품 재료 판매 가능성


정부 조사 결과, ‘살충제 계란’을 생산한 농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계란 유통 추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정작 시중에서는 살충제 계란을 찾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식품안전 당국이 유통 판매 중인 계란을 직접 수거해 검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단 2건에 그치고 있어 그 많은 살충제 계란이 어디로 유통됐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문제의 계란들은 소규모 식당 등에서 사용됐거나, 계란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자재업체나 가공식품업체를 통해 음식 재료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가 전수조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살충제가 기준치 넘게 검출된 곳은 전날 32곳에서 45곳으로 늘었다. 해당 계란은 전량 회수해 폐기하고 있지만, 이미 시중에 유통된 계란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경우 ‘축산물이력제’를 통해 100% 유통 추적이 가능하지만, 계란은 전체 계란 물량의 7~8%만 산지와 생산자명·집하장명·등급 등 정확한 이력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통 판매 중인 계란을 수거해 검사하고 있지만, 역시 문제의 계란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162건을 수집해 검사한 결과, 살충제가 나온 계란은 단 2건(신선대란 홈플러스, 부자특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유통 계란 수거에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국의 수거 검사가 대형 판매업소 중심으로 운영돼 소규모 식당이나 알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영세업체까지 미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식약처의 유통 판매 계란 조사 대상은 전국 대형마트,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 규모가 있는 곳이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농가는 주로 2만~3만 마리 정도의 산란계를 보유한 중소형 농가가 많다. 이들 농가는 대형마트나 집단급식소 등에는 공급물량을 대기 어려워 공급하지 못하고 주로 소규모 식당이나, 영세 가공식품업체에 납품한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이처럼 소규모로 분산돼 팔려나가는 물량은 수거 검사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소비자가 직접 난각 표시를 확인한다고 해도, 계란을 사용한 가공식품이나 식당 등은 ‘사각지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전국 6개 지방청 및 17개 지자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국내 계란 유통업체에서 보관 판매 중인 계란을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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