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기준치초과 확인 없이
폐기처분 발표했다 뒤늦게 중단
눈덩이 피해속 농가들은 분통


‘살충제 계란’ 검사와 처리를 놓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의 손발이 맞지 않아 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는 지침을 잘못 알고 계란 폐기에 나섰다가 철수하는가 하면, 농림축산식품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과 지자체 간 ‘불통’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증가하는 농가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충북도는 17일 농관원의 조사 결과 음성군 생극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비펜트린의 허용 기준치는 0.01㎎/㎏이나 이 농장의 기준치 초과 여부는 정밀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는 허용 기준치 이내라도 비펜트린이 검출되면 계란을 전량 폐기하라는 정부 지침을 밝히고 해당 농장에 보관 중인 계란 30만 개에 대한 폐기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계란을 폐기 처분하지 못하고 철수해야만 했다. 정부 지침이 비펜트린이 아닌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 기준치 이내라도 계란을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해당 농장은 친환경 인증 농장이지만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으면 ‘친환경’ 마크를 떼고 일반 계란으로 유통이 가능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지침을 잘못 알았다”며 “비펜트린이 기준치 이하면 일반 계란으로 유통이 가능해 폐기 처분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와 농관원의 불통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발단은 일반 사육농가는 광역자치단체가 검사하고, 친환경인증업체는 인증기관인 농관원이 검사하는 등 이원화한 데서 시작됐다. 경남도의 경우 산란계 농장 144곳 중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장 73곳은 농관원이, 나머지 71곳은 경남도축산진흥원이 맡아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계란 출하를 중단하고 실시간으로 결과를 파악해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경남도는 농관원의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농가별로 전화를 걸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물어봐야 했다.

급기야 17일 오전에는 농관원이 검사한 친환경농장의 결과에 대한 파악이 안돼 ‘계란 안전성 97개 농가 적합판정’이라는 오보 보도자료까지 냈다. 경남도 관계자는 “농관원이 농장주 개인 정보 보호를 들어 검사 결과 공유를 꺼리고 있다”며 “직접 농가에 전화를 걸어 농관원이 통보한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 백오인 기자 105in@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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