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 관광지 차량테러
람블라스 거리까지 500m 질주
“순식간에 사람들 땅에 널브러졌다”
2004년 이후 IS 배후 테러 없었던
스페인 ‘안전국가’ 인식 무색해져
“차가 왼쪽 오른쪽을 누비면서 전속력으로 사람들을 치고 나갔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땅에 널브러졌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 거리는 17일 일순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스페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쯤 흰색 밴 차량 한 대가 람블라스 거리와 카탈루냐 광장을 잇는 지점에서 갑자기 행인들을 향해 돌진했다. 휴가를 맞아 바르셀로나를 찾았다는 한 목격자는 가디언에 “거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사람들이 거리에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었다”면서 “당신에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너무나 무섭고 끔찍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날 밴 차량은 500m가량 질주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쓰러뜨린 후에야 멈춰 섰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만 13명, 부상자 수는 100여 명에 이른다. 운전자는 차를 세우자마자 현장을 빠져나와 도주했고, 경찰은 이 용의자를 쫓고 있다. 함께 테러를 공모한 다른 용의자 2명도 체포됐다. 한 명은 모로코 국적의 28세 남성으로, 테러에 사용된 차량을 직접 렌트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또 다른 한 명은 모로코 인근 스페인령 항구도시 멜리야 출신으로, 전날 밤 바르셀로나에서 200㎞ 떨어진 지역의 한 주택에서 폭발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경찰은 현재 신원이 확인된 모로코 출신 용의자 드리스 엘와크비르(사진)에게 가정폭력 전과는 있지만, 지하드 활동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의 페이스북에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 이슬람 경전 코란(꾸란)이라고 적혀 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누군가에게 도용당한 것이라며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스페인은 그간 유럽에서 상대적으로 ‘테러 안전국’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 2004년 3월 수도 마드리드에서 테러단체 알카에다 추종 세력의 폭탄 테러로 191명이 숨진 바 있지만, 최근 2∼3년 사이 유럽에서 빈번했던 IS 배후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은 시민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한편 인근 상점들을 일시 폐쇄하고, 수사에 나섰다.
한편 스페인 경찰은 18일 바르셀로나에서 100㎞ 정도 떨어진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 2차 테러 공격이 발생해 용의자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리스트 사살이 람블라스 테러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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