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17일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무자격자’로 규정하고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는 데 반대했다. 청문회 절차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대통령 지명 케이스인 이 후보자는 국회 의결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의(代議)기관으로서 불가피한 반대 의사 표시로 볼 수 있다. 야(野) 3당의 현재 의석수는 167명(56%)으로, 임명 동의를 거쳐야 한다면 부결이 확실하다.

이런 절차적 차원을 떠나 이 후보자 이력을 보더라도 야 3당의 결론은 옳다. 법조인이라기보다는 정치인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정치적 편향성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이는 헌재 구성의 다양성과도 전혀 다른 문제다. 이 후보자는 2002년 4월 ‘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 모임’에 참여한 이래 적어도 5차례 특정 정치 세력에 편향된 활동을 해왔다. 대선 직전인 지난 3월엔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60명의 인재 영입 명단에도 올랐다. 헌법재판관이 되면 ‘탈(脫)정치’를 하겠다고 밝히겠지만, 굳이 이런 사람을 헌법재판관에 기용해 헌법 재판의 신뢰까지 훼손해야 할 이유가 없다.

헌법재판소법 제9조는 ‘재판관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는 딱 한 문장이다. 그만큼 정치와의 거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후보자가 여권과 선을 긋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헌재 역할이 중차대해지면서 정치적 시비도 증폭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권을 갖는다고 해서 아무나 지명해선 안 된다. 야 3당 지적대로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나 자진 사퇴가 정도(正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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