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출간 간담회서 밝혀
“큰 선거 앞두고 보수 합쳐야”


이회창(사진)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자신의 회고록 출판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보여주기식’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제 100일이 좀 지난 만큼 본격적인 평가를 하기엔 이르고 기다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최근 정부가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생방송으로 대국민 보고대회를 진행한 것을 꼬집으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지지율을 지켜야 하지만 너무 홍보에만 치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문 대통령이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자주 입장 변화를 보이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장기적인 국가 정책을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말을 바꾸는 건 문제가 있다”며 “탈원전 정책도 말로는 바로 시행할 것처럼 꺼내다가 또다시 ‘6년간 검토하면서 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런 부분이 국가 미래에 대해 굉장한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보수 진영이 궤멸 위기에 처한 현실과 관련해서는 보수 통합과 대대적인 보수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큰 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는 보수대로 합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텐데, 결국은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의원 수 맞춰서 합치고, 땜질해 합치고 그러면 안 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부분을 반성하면서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수는) 포퓰리즘에 좌우되지 않고 우직스럽게 한 길을 가야 한다”며 “아주 극단적인 근본주의의 흐름이 아니라 정말 합리적으로 우리가 보수의 입장이어야 하는가를 진솔하게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전직 대통령들과의 인연과 개인적 평가를 가감 없이 기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이상주의자적 면모를 가진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김대중 정권은 결코 성공한 정권으로 볼 수 없다”며 “반세기 만에 진보·좌파 정권을 쥐어 본 국민에게 무능함과 무책임만을 각인시켜줬다”고 평가절하했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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