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분야

싸구려 제품 이미지 씻고
이젠 고도화·첨단화 뚜렷
기술력 집약 시장서 약진

“양국 수직적 분업구조서
수평적 분업구조로 전환”


24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지난 17일 사전 공개한 스타필드 고양점의 전자제품 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 로봇과 드론, RC카, 스마트 토이 등 각종 첨단 제품을 시연하는 코너가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중국 DJI 등의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일렉트로마트를 찾은 주부 정혜원(43) 씨는 “액션캠이나 드론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신 전자기기는 미국산이나 국산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중국 제품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각종 정보기술(IT)·가전제품 온라인몰에서도 하이얼, TCL, 샤오미 등 중국 기업 제품이 판매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 무역규모의 증가는 물론, 중국의 기술력이 급속도로 향상되면서 기존 식품 등에서부터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 기술력이 집약된 국내 제품 시장에서도 중국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중 수교 25주년 경제협력 성과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입품목은 지난 1992년 식물성 물질, 원유, 섬유류 등 농산물 및 광산물 중심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위주로 고도화·첨단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수출입 10대 품목 중 중복되는 품목 수가 1992년에는 단 하나도 없었지만, 2016년에는 무려 6개(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자동차 부품, 철강판)로 증가했다.

그만큼 한·중 간 같은 분야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양국이 과거에는 산업 간 수직적 분업구조를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평적 분업구조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여전히 중국산이 국내 먹거리 시장을 좌우하고, 저가 생필품 시장도 점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산 식품 및 식재료 가격이 높게 형성돼 외식업체 등에서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7년 7월 농산물 해외수입정보’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쌀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13만3378t이 수입돼 전년 동기(7만8782t)에 비해 무려 5만t 넘게 증가했다. 특히 팥의 경우 같은 기간 전체 수입량 1만374t 중 중국산이 9990t을 차지했다.

기초 식재료뿐만 아니라 주류, 가공식품 등에서도 중국산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수입 맥주 순위에서 하이네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칭다오맥주는 올 1~2월 매출이 급성장해 1위로 올라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4836t에 불과했던 중국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3만6159t으로 6년 만에 7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유현진·최재규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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