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선구자적이고 혁신적인 건축도 필요하지만 저는 묵묵히 시대에 맞춰 진화하면서 좋은 배경을 만들어주는 일상의 건축을 해나가길 바랍니다.”
중견 여성 미술인들을 대상으로 석주문화재단(이사장 윤재원)이 수여하는 석주미술상의 올해 수상자로 이소진(50) 건축가가 선정됐다. 건축가의 석주미술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이 건축가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다 귀국, 현재 ‘아뜰리에리옹서울’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인 한강나들목 환경개선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규모의 건축·도시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2년 문을 연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윤동주문학관도 그가 설계했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올해의 젊은 건축가 상, 2014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 등을 받았다.
수상 소식을 접한 이 건축가는 “주인 없는 설계를 많이 해왔고 지금도 주인 없는 설계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면서 “특정 주인 없음이 제가 느끼는 공공건축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곳,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곳, 그래서 더욱더 정성을 들여야 하는 곳… 그리고 공들인 만큼 함께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을 때 그것은 건축가에게 큰 영감과 에너지로 되돌아옵니다.”
윤재원 재단 이사장은 “건축가 이소진 씨는 거대 자본주의 도시 서울에서 소홀히 지나치기 쉬운 기존 건물들을 인간의 기억과 시를 담은 건축작품으로 재창조한 작가로, 이소진 씨가 수상자로 선정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이번 석주미술상 수상이 건축계에 인본주의, 심미주의 건축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미술상에서 유일하게 여성 중견작가에게 수여된 석주미술상은 우리 한국 최초여류조각가로 지난해 별세한 석주 윤영자(1924~2016) 씨가 1989년 창설한 미술상이다. 그동안 회화, 조각, 설치미술 공예 평론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여성작가에게 상을 수여해 왔다. 시상식은 9월 14일 오후 4시 대한민국예술원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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