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시계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인간의 시계보다 5배 이상으로 빨라서 노화도 빨리 진행된다. 대개 반려견은 7∼8살, 반려묘는 9∼10살이 되면 노령화가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노령화는 행동학적·대사적·생리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므로 좀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노령동물에서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바로 행동의 변화다. 화장실 사용 습관과 수면 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발걸음이 느려지며 놀이에 흥미를 잃고 신체 접촉을 피하거나 짜증을 내기 쉽다. 때로는 질병에 의한 통증으로 공격성이 생길 수도 있다. 신체적으로는 체중이 줄고 근육의 탄력과 털의 윤기도 줄어들며, 시력이나 청력이 떨어지거나 잃을 수도 있다. 치아나 잇몸 건강이 나빠지면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형사료에는 입을 대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 불편과 통증을 느낀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노령의 반려동물에서 나타나는 치매(인지기능장애)는 사람의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가장 유사한 질병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환경오염, 만성질환,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증상은 대체로 활동하는 능력의 변화, 방향감각의 둔화 및 소실, 가족을 못 알아보는 경우, 밤에 자다가 깨서 짖는 등 수면의 변화, 배변 공간 밖에 배설하거나 참지 못하고 대소변을 흘리는 배뇨·배변 실수 증가와 같은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완치는 불가하며,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춰주는 치료만 가능하다.

노령화가 시작되면 보호자는 먼저 수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이다.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건강검진을 하여 적절한 치료와 영양보강, 운동량 조정 등 맞춤형 일상관리가 되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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