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결정적 증거 없어”
권오현 “경영진 참담한 심경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외신들이 지난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 “반(反)재벌 여론을 의식한 판결”이라면서 삼성 경영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TV는 28일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에서 ‘삼성이 희생양’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면서 “특검의 재판 운영은 엉망이었고 결정적인 유죄의 증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1심 선고 직후 “삼성은 총수가 지휘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빈부격차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재벌을 싫어하는 여론의 눈치를 살핀 측면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삼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부회장의 장기 공백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사업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의 글로벌 명성과 장기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신용평가기관 피치를 인용해 “기술변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는 시장에서 정상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결정이 지연돼 장기적 위험이 증대될 것”이라고 평했다.
주요 외신이 비중 있게 1심 결과를 다룬 배경에는 막강한 경쟁자인 삼성을 견제하는 시선도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시련은 미국과 중국, 일본 기업에는 호재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에도 일본 기업들은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반도체와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반격을 꾀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심 선고 이후 삼성 경영진 중에서는 처음으로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1심 판결을 보고 경영진은 참담한 심경”이라며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자”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경영진은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권도경·유회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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