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노 라호이(왼쪽부터) 스페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이 28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의 공동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럽4개국 ‘예비망명제’ 운영 니제르·차드서 적격자 가려
유럽 주요 4개국과 아프리카 3개국 정상들이 유럽행 불법 이민자들의 난민 자격을 아프리카에서 사전 심사하는 ‘예비 망명 제도’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불법 이민자를 통제하면서 난민들이 합법적으로 유럽에 입국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난민들의 상황에 대한 판단이 정치적인 잣대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난민 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특히 취약한 상황에 처한 난민”들이 유럽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예비 망명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유럽 주요 4개국은 유엔난민기구(UNHCR) 등과 협력해 불법 이민자들이 유럽에 도착하기 전 아프리카 중부의 니제르와 차드에서 사전에 난민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센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익명의 프랑스 외교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센터는 유럽의 재정 지원으로 만들어진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심각한 박해나 기아를 피해 유럽으로 도피하려는 난민들이 인신매매업자들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안전하게 유럽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유럽 입장에서는 사전에 난민신청자 중 부적격자를 걸러내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이득이 있다. 다만 어떤 난민이 “특히 취약한” 상황에 처한 것인지에 대한 합의나 구체적인 시행 방침은 정해지지 않아, 이에 대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 메르켈 총리는 “어떤 난민 신청자들이 합법적으로 인도주의적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면서 “이는 불법 이민 문제를 끝내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 4개국은 차드와 니제르가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통제하는 작업도 재정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 외 최근 불법 난민 단속을 강화한 리비아 해안 경비대의 활동에 필요한 재정도 유럽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