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급 13조원 공사 발표
사업비용의 80% 차관 제공
유럽 에너지 러 의존도 심화
EU 반대 나서… 야당도 우려
헝가리가 내년 초 러시아의 기술과 자본으로 1200㎿급 원자로 2기 건설에 착수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종속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전 세계에서 ‘원전 확장’ 정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직후 푸틴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는 “현재 가동 중인 팍스 원전을 대체할 1200㎿급 원자로 2기의 공사를 내년 초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양측의 공식발표에 따라 헝가리는 부다페스트 외곽인 팍스 원전지대에 건설 비용 100억 유로(13조3797억 원)가 투입되는 원전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러시아는 사업비의 80%를 차관 형식으로 지원한다. 헝가리는 지난 2014년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 로자톰과 사업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번 사업은 오르반 총리의 전략사업으로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푸틴 대통령의 헝가리 방문은 이날 부다페스트에서 개막된 세계유도선수권 대회 참관이 주요 목적이었지만 유럽 지역의 관심은 에너지 문제에 쏠렸다. EU는 지난 3월 원전 건설 사업을 최종 승인하기는 했지만, 핵 연료 공급 계획에 재정적·기술적 문제점이 있으며 수의계약 방식의 사업 진행도 반독점 규정 위반 여지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EU의 반대는 심층적으로 러시아에 뿌리 깊은 반감과 에너지 분야 러시아 의존도 심화에 대한 우려가 원인이다.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유럽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의존도가 가뜩이나 높은 상황에서 원자력까지 의존하게 되면 에너지를 매개로 동유럽 더 나아가 EU 전체가 러시아에 더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크림 반도 강제 합병 과정에서 에너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헝가리 야당도 러시아 의존을 우려하고 있다. 정적들로부터 ‘리틀 푸틴’이라는 비판을 받는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후속조치인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실패했다고 보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헝가리는 원자력 이외에도 원유, 천연가스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다. 로자톰은 막강한 국가 지원과 자금 조달을 통해 활발히 해외 영업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터키 아쿠유 원전, 방글라데시 다카 원전 등 최근 5년 동안 전세계에서 발주된 39기의 원전 중 15기를 수주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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