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대부분의 나라가 선진국에 근접하면 농업소득이 정체되거나 하락한다. 한 나라 경제가 발전할수록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농업의 비율이 하락하는 경향도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 중에서 농업을 완전히 포기한 나라는 없다. 식량 안보의 측면도 있지만, 어느 나라에서나 농업과 농촌은 국민의 ‘정신적 고향’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에 국정 최우선 목표를 두겠다고 누차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 경제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상실하고, 가장 소득이 정체된 분야 중 하나인 농업과 농촌의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은 찾기 어렵다.

농림어업 일자리를 예로 들어보자.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에 통계가 제공되고 있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농림어업 취업자는 단 한 해의 예외도 없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가 2255만7000명에서 2623만5000명으로 367만8000명 늘었지만, 농림어업 취업자는 182만4000명에서 128만6000명으로 53만8000명이나 줄었다. 농림어업 취업자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돈 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농가소득은 2003년 2687만8000원에서 지난해 3719만7000원으로 13년 동안 38.4%(1031만9000원) 올랐다. 그러나 농가소득이 늘어난 것은 농업소득 때문이 아니라, 농외(農外)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시 통계청 수치를 보자. 2003년과 2016년 사이 농업소득은 1057만2000원에서 1006만8000원으로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었다. 그러나 농외소득이 939만7000원에서 1525만2000원으로 62.3%(585만5000원) 늘면서 농가소득을 증대시킨 것이다. 요컨대 농가 소득을 늘리려면 농업 소득이 아니라 농외소득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만간 지방자치단체 등과 손잡고 ‘지역 단위 농촌관광시스템 구축 사업’을 펼쳐 도시민의 발길을 농가로 돌리기 위해 나서기로 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최근 우리 국민이 여가를 활용하기 위해 소비하는 돈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일부만 농가로 들어오더라도 농촌 일자리 확대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에서 해외여행에 나선 사람이 늘어난 비율(전년 대비)은 2015년 20.1%, 지난해 15.9%에 이어 올 상반기(1∼6월)에도 18.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우리 국민(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신용·체크·직불카드)로 결제한 금액만 전년 동기 대비 20.6% 늘어난 4조7267억 원(41억8300만 달러)에 달했다. 당장 10월 2일 하루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이번 추석 연휴는 10일이 된다.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10월 2일을 자체 휴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면, 대통령과 각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도 이번 추석 연휴에 우리 국민이 농촌의 아름다움과 정(情)을 느낄 수 있도록 농촌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haedong@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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