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공 통과로 공포감 극대화
괌 사거리 타격능력 간접과시
文정부의 대화 제의도 차버려
단거리 3발 동해 발사 이어
韓·美·日 겨냥 전방위 도발
北·美 직접대화 노리고 압박
틸러슨 “대화제의에도 실망
더 강력한 對北제재안 강구”
북한이 29일 일본 영공을 통과해 중거리급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일의 어떠한 보복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미국에 직접 대화 압박을 가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핵 대응 공조 체제를 이루고 있는 한·미·일을 겨냥해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번 도발이 ‘괌 포위 사격’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겨냥했고, 일본 영공을 통과함으로써 일본을 자극했으며, 대화 기조를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게 했다는 점에서 ‘다목적용’ 도발인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지난 26일 한반도를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대응이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UFG 문제를 긴급의제로 토의할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단거리 미사일 도발 이후에도 우리 정부에서 ‘대화 신호’라는 반응 등이 나오자 북한은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해 한·미·일 공조 체제에 맞서 긴장을 고조시키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4일까지 괌 포위 사격을 언급하며 미국을 위협했던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로 제재에 굴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 수준을 계속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미·일의 제재와 압박이 강해지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 증원기지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상공을 지나가도록 설계한 것과 관련,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사일 도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포착되자 일부 지역에 피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다시 도발 수위를 높여가면서 당분간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신호를 명확히 보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과 이른바 ‘말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괌 포위 사격 방안까지 언급했지만 지난 15일 이후 열흘 이상 도발을 하지 않으며 상황을 지켜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화 국면 전환까지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만족할 만한 대화 제의 등이 오지 않자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는 데 주력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지금 당장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 핵 능력을 확실히 입증하는 쪽으로 갔다”며 “대화를 하더라도 확실하게 능력을 입증한 후에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김영주·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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