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 분야

도시재생뉴딜만 3000억 늘어
일부선 SOC 담당 구조조정도

건설업 의존 韓경제 타격 우려
“공간 복지 차원 연착륙 모색을”


내년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이 한꺼번에 20%나 잘려나가면서 도로나 철도 건설 등이 ‘된서리’를 맞았다. 주택 호황과 공공 발주 물량으로 근근이 버티던 건설업계는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있다. 건설업에 의존하던 우리 경제가 급격히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29일 오전 발표한 ‘2018년 예산안’ 가운데 삭감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SOC다. 올해 22조1354억 원에서 내년 17조7159억 원으로 4조4000억 원 넘게 깎여 20% 줄었다. 부문별로는 도로가 7조4089억 원에서 5조4424억 원으로 2조 원 가까이 깎였고 철도와 도시철도가 7조1437억 원에서 4조7143억 원으로 2조4000억 원이나 줄었다. 그나마 ‘도시재생 뉴딜사업’ 덕분에 지역 및 도시 부문만 유일하게 1조2028억 원에서 1조5536억 원으로 3000억 원가량 늘었다.

정부가 SOC 예산을 싹둑 쳐낸 것은 보건·복지·노동 등 다른 분야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SOC 등 물적 투자는 축소하고 복지·일자리 등 사람에 대한 투자는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SOC 대폭 감축이 현실화하자 건설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SOC 예산 증가율(전년 대비)이 2016년(-4.5%)과 올해(-6.6%)에 2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지만 내년처럼 4조 원 이상이 줄어든 것은 전례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내년 예산안의 문제점은 신규 SOC 예산마저 거의 없다는 점”이라며 “8·2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마저 침체한 마당에 SOC 예산마저 형편없이 축소돼 건설업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우려했다.

강영길 대한건설협회 SOC·국제협력실장은 “SOC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의 일부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핵심분야”라며 “정부가 고용창출을 외치더니 되레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실장은 “일부 건설사는 이미 민자사업과 SOC 담당자들을 자르거나 재배치했다”며 건설업계 인력 구조조정을 걱정했다.

건설경기가 급랭할 경우 우리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데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2.8%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를 건설업이 이끌었다.

정부는 내년 이후 굵직한 건설투자가 예고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은 “2020년이면 춘천~속초 전철(2조 원), 김해신공항(6조 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14조 원) 등이 본격 추진돼 SOC 예산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경제산업학회 회장인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SOC를 20%나 줄이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깎아 먹는 일”이라며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공간 복지,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연착륙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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