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고후 첫 박근혜 재판
특검, 李 재판 결과 증거로 제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후 처음으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 씨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를 증거로 제출하는 등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의 판결문과 재판 기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동의를 얻어 이를 증거로 받아들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뇌물공여가 유죄로 선고된 이 부회장 재판 결과에 충격을 받은 탓인 듯 이날 법원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형사합의27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를 삼성의 뇌물을 받는 공모공동정범으로 규정했으며, 삼성의 승마지원에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을 받기 위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에겐 무죄로 판단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서도 ‘최 씨의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점은 인정돼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다. 두 사건의 재판부는 다르지만 뇌물 공여자에 대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상황에서 수수자에 대해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최 씨에 대한 삼성의 자금지원을 뇌물로 규정하고 최 씨와의 관계를 공동정범이라고 판단한 법원의 논리를 뒤집어야 한다.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관련 문건이 포함된 9300여 개의 청와대 문서파일도 박 전 대통령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청와대가 전날 안봉근 부속비서관 재직 기간의 제2부속실에서 추가로 발견됐다고 공개한 문건 중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재판에 추가 증거로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문 전 장관은 “삼성 합병과 관련된 사안이 워낙 민감해 ‘규정에 따라 하라’고 했을 뿐, 찬성과 관련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csjeong1101@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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