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8일 열렸지만 ‘부적격’을 재확인하는 자리로 끝났다. 국회 의석의 과반수(56%)를 차지하는 야 3당은 당초 ‘과도한 정치 편향성’ 때문에 청문회를 실시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민주적 절차를 존중해 청문회에 동의했다. 그런데 청문회 과정에서 정치 편향의 또 다른 정황은 물론 심각한 도덕적 흠결까지 드러났다. 그렇다고 이런 결함들을 상쇄할 만한 헌법 재판 역량은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

이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을 엄정하게 지키겠다”고 했으나 그간의 행적을 보면 믿기 어렵다. 노무현·문재인·박원순 후보 지지에 이어 지난 3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명단에 포함됐다. “이름을 빌려줬을 뿐”이라는 해명은 궁색하고, 정직하게 들리지도 않는다. 수임 사건의 45%인 146건을 여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지자체로부터 의뢰받았다고 한다. 장기간에 걸쳐 이 정도로 정치권과 가까웠다면 ‘정치인’이나 다름없다. 거액의 비상장 주식 보유,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미리 전입시키는 방법으로 ‘실거주 기간’을 채워 양도세를 탈루했다는 의혹, 박사 논문 표절 의혹 등도 헌법재판관의 품격 및 자격(資格)과는 거리가 멀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문 대통령 주변엔 이런 사람밖에 없느냐는 것이다. 조금만 둘러봐도 유능하고 존경받는 재조(在朝)·재야(在野) 법조인이 많다. 청문회 이후에도 이 후보자를 고집한다면 김이수 헌재소장·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와 한 묶음으로 ‘코드 사법부’ 의구심을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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