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효 5주년 효과’ 보고서

美 수출감소에 완충재 역할
韓 수입시장 점유율도 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미 FTA가 미국의 대(對) 한국 수출 감소의 완충재 역할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3월 발표한 ‘미국이 바라본 한·미 FTA 발효 5주년 효과 및 활용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전과 후를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의 전체 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입은 다른 국가보다 낙폭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미 FTA를 통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대 한국 수출에서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완충 효과를 거둔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총 수입액은 유가 하락 등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감소하면서 지난 2011년 5244억 달러에서 지난해 4062억 달러로 22.5% 대폭 하락했지만, 대 미국 수입은 같은 기간 446억 달러에서 432억 달러로 3.1%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또, 점유율 측면에서는 한국 전체 수입액 대비 국가별 비중에서 미국은 수입 규모 5위권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 2011년 8.5%에 불과했던 수입 점유율이 지난해 10.6%까지 늘었다. 한·미 FTA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미국은 특히, 서비스 수지 측면에서 큰 이득을 봤다. 지난 2011년 110억 달러였던 미국의 서비스수지 흑자 폭은 지난 2015년 141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 중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입의 경우는 한·미 FTA 발효 전 30억 달러 규모에서 지난 2015년 59억 달러로 늘어 약 2배에 달하는 흑자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둔 성과를 무시한 채 무역적자 폭만을 기준 삼아 “한·미 FTA는 불공정한 협상이었다”며 연일 한·미 FTA의 개정을 압박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특별공동위원회에서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논리를 반복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 의회와 낙농업계 등의 지지를 이용해 입장을 고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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